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청결한 위생상태로 1996년 이후 우리나라의 기생충 감염율은 0%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 수입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면서 다시 기생충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중국산 김치에 기생충이 생기게 된 원인과 종류, 어떤 피해가 올 수 있는지 알아보자.
최근 중국산 수입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면서 때 아닌 기생충 공포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기생충이란 단어가 그 어떤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이름보다도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성인들이 어린 시절 학교에서 나누어 주던 채변봉투를 통해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채변 검사는 생활수준이 그리 높지 못해 국민의 대다수가 기생충에 감염되었던 1966년에 시작되어, 1996년 기생충 감염률이 0% 가까이 될 만큼 위생 상태와 생활수준이 높아져 중단되었지만 중국산 수입 김치로 인해 최근 다시 기생충이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의 인분 사용이 원인
이번에 식약청 조사에서 중국산 수입 김치에서 나온 기생충은 회충, 구충(십이지장충), 동양모양선충, 사람등포자충 등 모두 4종류다. 이들 기생충은 국내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 이후 인분 사용을 금지하고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인분을 사용하고 있어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기생충의 종류별 특징
회충은 사람의 입으로 알이 들어오면 약2개월 정도면 성충이 된다. 감염될 경우 복통과 식욕부진, 폐렴,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십이지장충은 길게는 2개월 이상 체내에 살지만 대개 2주 이내에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이 입으로 들어가면 소장에 이르러 혈액을 빨아 먹어 철분결핍성 빈혈증을 일으킨다. 동양모양선충의 성충은 3.8mm~6.7mm에 달한다. 위를 지나 소장에 기생하며 소장 점막을 손상시킨다. 사람등포자충은 국내에서는 발견 사례가 흔치 않은 기생충으로 소장 점막에 손상을 입혀 영양흡수와 장 질환을 유발한다.
기생충 김치를 먹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기생충 알은 보통 사람의 기관지나 식도, 위장에서 기생하면서 1~2개월 뒤 자라나 성충이 된 후 소장이나 대장에서 영양분을 빼앗고, 복통, 구토, 피로감, 설사 등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들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를 먹었다고 해도 대부분에는 치명적이지 않고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감염될 확률이 낮으며, 기생충 알이 몸 안에서 성충으로 부화하지 않고 변으로 그냥 배출되면 인체에는 아무 피해가 없다. 또한 성충으로 부화해 감염되더라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구충제를 복용하면 쉽게 치료되며 회충, 구충(십이지장충), 동양모양선충, 사람등포자충 등에 모두 효과가 있다.
기생충은 몸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남나요?
기생충은 몸속에 들어가도 왜 소화가 되지 않을까? 기생충의 유충은 산에 강한 단백질 막과 키틴막 등 2중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위산이나 김치 산성 농도의 강한 공격도 거뜬히 막아낼 수 있다. 또한 소장과 대장은 상대적으로 소화력이 약한 기관이기 때문에 기생충이 소화되지 않고, 끓여서 먹으면 기생충 알은 모두 죽기 때문에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 등으로 먹는 것은 무해하다.
글쓴이_
홍성관 교수는
현재 포천중문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문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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