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은 지난 3월 초 장기이식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갔다. 그 중심으로는 박기일 교수는 ‘신장이식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신장이식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박기일 교수는 197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 수술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2,400건이 넘는 신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경이적인 기록의 보유자로 개인기록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유일하다. 언젠가부터 수술 횟수를 세지 않는다는 박 교수의 수술은 늘 새로운 도전으로 기록되고 있다.
신장이식은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이다. 성공적으로 신장을 이식 받은 환자는 거의 일반인처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문제는 신장 공여자가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장기이식을 꺼리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박기일 교수는 국내 최초로 교환이식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제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교환이식이란 가족이나 친지 또는 순수 기증자 있더라도 혈액형 불일치, 림프구 교차반응 양성, 조직형의 불일치 등의 이유로 신장이식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에 공여자를 서로 교환하여 신장이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공여자-수여자 쌍을 매칭하여 이식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활성화 된 후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박기일 교수가 그 동안 지켜온 진료원칙 중 하나는 아침 조기진료다.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다른 감염환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하는 장기이식환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선택인 것. 또한, 박기일 교수 시스템으로 불리는 조기진료는 당일 검사 및 당일 결과를 가능하게 하여 만약 검사 결과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 박기일 교수는 “조기진료는 환자들 관리가 성패여부를 결정짓는 이식분야에서 필수적인 절차”라고 강조한다.
세브란스병원과 명지대병원에 이어 분당차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제3의 박기일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임상의료서 마지막 과업이라는 박기일 교수. 그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같은 수술 프로세스라도 환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며, 면역억제제 또한 환자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신장이식에서는 의사와 환자간 상호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박기일 교수의 영입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선상에 있는 분당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환자 개인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과 함께 이식외과·신장내과·비뇨기과 전문 의료진의 원스톱 협진으로 체계적인 이식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 차병원보 2010. 4월호 -